동시에 답하는 게 싫었던 검은 깃털은 조금 느리게 답을 했다.

“그건 내가 도울 수 있는 문제이니, 다툼을 그만 두시오.”

“말씀은 감사합니다. 하지만, 누멈과 헤라임, 라헤라림은 그리 작은 국가가 아닙니다.”

붉은 깃털의 말을 듣고 바르컨은 볼을 긁적였다.

“작은 국가는 아닌걸 잘 알고 있소. 흐음...헤라임은 지금처럼 유지해주면 좋겠고, 누멈이 문제인데, 그들에게 내가 경고를 해두겠소. 그러니...”

“이해를 못하셨나봅니다. 누멈은 작은 도시국가가 아닙니다. 그들은 100만 가까운 병사를 지닌 거대한 왕국입니다. 그리고 라헤라림인들이 가까이 오지 않는다지만, 숲에 드나들다 보면 자연스레 이곳까지 발길이 닿게 됩니다.”

이번에는 검은 깃털이 나서서 말한다. 두 번이나 무지로 인한 무시를 당하고, 무안한 감정을 숨기려 바르컨은 괜히 천장을 보았다. 그런 바르컨의 얼굴을 보던 로헤아가 돌연 폭소를 터트렸다.

“바르컨....바르컨이...아, 미안해요. 바르컨 그런데 너무....”

“흐음, 고립되어 살았으니 뭐. 이해해야지.”